“공갈·협박 일삼는 식파라치 없애야”

영업정지·과징금 약점 잡고 수백만원 금품 요구

 

이물질이 들어있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등을 찾아내 이를 빌미로 업주에게 공갈과 협박을 일삼으며 금품을 요구하는 식파라치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네슈퍼 등 중소상인들이 ‘식파라치’에 떨고 있다. 이물질이 들어있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등을 찾아내 이를 빌미로 업주에게 공갈과 협박을 일삼으며 금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뜸하나 싶었던 식파라치가 들끓고 있지만 선량한 중소상인들에 대한 구제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본래의 취지와 어긋나게 악용되고 있는 관련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유통저널뉴스가 8월 24일 입수한 식파라치의 협박 문자메시지는 중소상인 및 소매업 업주들의 약점을 파고들며 매우 노골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식파라치는 과자류 사진을 첨부한 뒤 “어제 유통기한 지난 상품 파셔서 피해본 사람”이라며, “개인합으로 100만원 사례를 바란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

이 식파라치는 “민사소송 걸수있다고 하시고 보건복지부 신고 넣으면 영업정지 또는 벌금형 처벌이 이루어진다”며, “민사소송 진행하면 개인합의가 아닌 법적으로 사례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점주의 심리를 압박하는 지능적인 술수까지 동원하고 있다.

 

유통저널뉴스가 입수한 식파라치의 협막 문자메시지.

 

이 같은 악성 식파라치는 2009년 2월, 정부가 식품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식약처 고시 ‘부정·불량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의 신고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이하 식약처 고시)을 제정, 부정·불량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를 운영하면서 나타났다. 식약처 고시는 신고포상금 지급대상, 지급금액, 지급방법 및 절차 등을 자세히 정하고 있다.

식파라치들이 동네슈퍼나 마트 업주를 대상으로 가장 빈번하게 악용하는 ‘유통기한 경과 제품 또는 원재료 판매’의 경우 신고자에게 지급되는 포상금은 7만원. 하지만, 유통기한을 물고 늘어지는 식파라치들이 노리는 것은 7만원의 포상금이 아니라, 중소상인들이 받게 될 영업정지 또는 수백만원의 과징금과 고객 신뢰 상실이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한 면적 300㎡ 이상 중형급 마트(기타식품판매업소)는 영업정지 7일이나 식품매출액 일 평균액의 7일분을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식파라치들은 영업정지나 과징금, 고객 신뢰 상실에 따라 심각한 타격을 입는 업주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 자신이 요구하는 돈을 주면 신고하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유통기한 지났다며 금품요구

식파라치 피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6년 3월 30일, 수원지법 형사2단독 재판부는 수도권 일대 마트를 돌며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판매 현장을 적발, 신고 무마를 대가로 돈을 빼앗은 혐의(공동공갈 등)로 식파라치 홍 모씨 등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5년 8월 경기도 수원시 모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콩국물이 판매되는 것을 적발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는 대신 직원에게 “신고하면 200만원 이상의 과징금을 내야 하고 15일 정도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는데, 돈을 주면 신고하지 않겠다”고 협박해 30만원을 받아냈다. 이 일당은 한 달 동안 수도권 마트를 돌며 30여차례에 걸쳐 1400여만원을 빼앗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선 2015년 2~3월에도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하남시 일대의 슈퍼마켓 점주들이 ‘3인조 식파라치’에 줄줄이 당하기도 했다. 이 ‘3인조 식파라치’는 여러 매장을 돌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미리 준비했다가 매대에 진열된 정상 제품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동영상까지 촬영하며 점주들을 협박했다.

선의의 피해를 입은 업주들은 경찰조사와 행정심판 등을 통해 구제 받을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방어를 위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영업에 차질을 빚는 등 막대한 손해가 뒤따르기 때문에 식파라치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도 많다.

식파라치로부터 피해를 입는 업주들이 늘어나자 정부와 지자체도 정상참작을 통해 처벌 수위를 낮추기도 한다.

일례로,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는 2016년, 서울 성북구 일대 8개 마트가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받아들여 과징금을 최대 85%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는 한 식파라치가 이틀 동안 통상적인 구매행태로 보기 어려운 악의적인 방법으로 여러 마트를 돌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찾아내 신고한 정황을 참작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도 식파라치 근절 대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식파라치들이 유통기한 등을 빌미로 업체를 협박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실제보다 부불리는 등 영세 사업자의 영업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포상금을 지급 받기 위해 허위 사실을 신고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업주를 협박하는 식파라치에 대해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 포상금 제도가 실질적으로 정착되고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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