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용 전기 상용차 시장의 판도 전망
그동안 골목상권의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든든한 배송수단이었던 한국GM의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된지 2년여가 지났다.
<단종된 경상용차 한국GM 다마스, 라보>
적재량 1톤 이하의 상용차 시장은 여전히 현대·기아차의 포터와 봉고가 석권하고 있지만, 좁은 골목길 배송의 이점과 구매 유지비용 부담을 고려한 저가 경상용차에 대한 골목상권의 수요는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다마스나 라보 역시 곧 내구연한이 도래하게 되기에 점차 도로에서 찾기 힘든 차종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포터와 봉고 디젤모델 역시 올해를 끝으로 단종되고 LPG 모델이 이를 채울 예정이다. 게다가 현대·기아차는 스타리아 기반의 전기트럭 전용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서, 1톤 이하 상용차 시장은 전기차로 넘어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당분간은 LPG 모델이 점유율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날로 줄어드는 전기차 생산비를 고려해 볼 때, 전기 상용차로 가는 큰 흐름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저가에다가 좁은 골목길을 배송용으로 각광받았던 다마스·라보 급의 수요를 채워줄 차종이 없는 것이 문제다. 몇몇 경소형 상용차가 국내에 출시한 바 있지만 실적은 그리 좋지 않은 수준이다. 배터리 품질이나 주행거리, 적재량, 충전인프라 등에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재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경소형 전기 상용차 시장의 성장성이 어둡지는 않다.
<국내 중소기업 생산 마스타 전기차, 대창모터스 다니고 트럭>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톤 전기트럭은 국내에서 총 3만 5790대 판매됐다. 이는 소형 화물차(1t 이하) 판매대수(19만3755대) 중 18.47%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차와 기아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현대차 포터 2 일렉트릭(포터 EV)은 2만345대 팔려 전년(1만5871대)보다 28.2% 판매량이 늘었다. 기아 봉고 3 EV(봉고 EV)가 1만5445대 판매돼 전년(1만777대)보다 43.3% 증가했다.
소형트럭은 경소형 상용차 중 판매대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차종이다. 소형 트럭은 대표적인 ‘생계형차’로 자영업자, 운송업자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물차 시장 규모는 22만9045%였는데 소형 화물차(19만3755대)가 84.6%를 차지했다.
상용차 업계는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으로 1톤 전기트럭은 물론 1톤 미만의 경소형 트럭, 밴 차량의 수요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경상용차 제조업체로는 마스타전기차, 대창모터스, 퓨처이브이 등이 있다. 마스타전기차는 독자 개발한 2인승 초소형 전기화물차 ‘마스타 힘’을 앞세웠다. 마스타 힘은 전장(차 길이) 3589㎜, 전폭(차폭) 1490㎜, 전고(차 높이) 1590㎜로 풀충전 시 최대 120㎞를 주행할 수 있고 최대 적재중량은 200㎏로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대창모터스의 기본형 모델인 다니고-C는 2인승 소형 전기화물차로 전장 4750㎜, 전폭 1670㎜, 전고 1985㎜로 800㎏의 적재가 가능하다. 57.7㎾h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와 최대 출력 60㎾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 속도는 시속 100㎞다. 최대 주행 거리는 214㎞로 다소 우위에 있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BYD사의 국내출시 1톤 트럭 T4K>
그러나 중국산 전기 상용차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GS글로벌이 중국의 BYD(비야디)와 손을 잡고 국내 1t 전기트럭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또 이미 중국산 경소형 상용차 모델도 다수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자국내 전기차 보조금이 전면 폐지되면서 가장 가까운 전기차 시장인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을 교두보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미 중국산 경소형 상용차의 4~5종의 모델이 경우 진출해 있다. 대표적인 차종은 동풍소콘의 마사다밴, 신위안의 이티밴 등이 있다.
동풍소콘 마사다는 마사다는 2인승 밴, 4인승 밴, 픽업트럭, 냉동탑차 등으로 나뉘며 38.7㎾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평균 200㎞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밴의 경우 약 750~900㎏ 적재가 가능하다.
이티밴은 2인승 밴, 4인승 밴으로 구분했고 마사다보다 조금 큰 41.9㎾h 배터리를 장착했다. 1회 충전 시 최장 227㎞ 달릴 수 있고 최고출력 60㎾, 최대토크 22.4㎏·m 수준이다.
<중국산 전기 화물밴>
이런 상황에서 전기 상용차 수요가 중국산 전기 승용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산 전기 상용차의 가격적 우위도 분명 존재하지만 중국산 제품의 품질에 대한 의문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단언하기는 힘들 상황이다.
전기 상용차 시장의 격변기에 다양한 차종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마스와 라보의 빈자리를 채워줄 제품을 기대해 볼만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