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만 꼼수, 용량 품질 감시해야

동일 가격에 용량·개수 등을 줄여 판매하는 ‘슈링크플레이션’, 품질을 품질을 낮춰 판매하는 ‘스킴플레이션’, 묶음 판매인 데도 낱개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번들플레이션’⋯.

최근 식품업체들의 제품 제조·판매 꼼수를 빗대 생겨난 신조어들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합성어다. 기업들이 제품 가격은 올리지 않으면서도 내용물을 줄이는 식으로 이윤을 늘리는 행태를 뜻한다. 비슷한 사례로 용량은 유지한 채 값싼 재료로 용량을 유지하는 ‘스킴플레이션’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과즙 함량을 낮춘 오렌지 주스나 튀김용 올리브유에 해바라기씨유를 첨가하기 시작한 대형 프랜차이즈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도 ‘슈링크플레이션’과 같은 생활필수품 가격 꼼수 인상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최근 냉동식품, 맥주를 비롯한 식품을 중심으로 내용물을 줄인 것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전반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연말을 맞아 유통업계가 고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고, 식품 가격도 인하 움직임이 약해 물가 잡기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을 겨냥해 “이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가격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신고센터도 신설해 관련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최근 용량 축소를 통한 편법 인상인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정부에서도 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간 소비자단체도 제조사의 편법 가격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소비자 눈속임 가격 인상과 관련해 소비자 제보를 받는 ‘꼼수가격 인상 신고센터’를 27일부터 운영한다. 물가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공개적인 가격인상을 부담스러워 하고, 그 결과 눈속임 인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협의회 측 판단이다.

꼼수가격 인상 신고센터는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가격인상뿐만 아니라 수량·용량을 줄인 제품, 묶음방식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제품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모든 내용을 제보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구입하지 않았더라도 꼼수가격 인상 제품에 대해 들었거나 목격했을 때도 신고 가능하다.

정부는 22일엔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으로 관계부처,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단체 등과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적극적인 물가관리와 실태조사를 예고했으며, 이 자리에서 한국소비자원은 슈링크플레이션 73개 품목 209개 가공식품에 대해 용량 조정 등을 조사해 12월 초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23일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설치해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정부 압력으로 기업들이 당장은 가격을 동결하더라도 나중에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거나 편법을 써서 실질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격인상에 대한 정당성 비판에는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가격을 정당하게 올리는 건 기업의 자유지만 정확한 근거가 없는 가격 인상이나, 소비자를 기만하고 눈속임하는 행위 등을 막는 규제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 역시 인하 요인이 있다고 가격 하락을 하진 않고 있으니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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