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 폐지? 자영업자는 비명도 못지른다.

 

 

 

 

 

방기홍_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회장

 

이명박 정부 시절 2012년에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그리 복잡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형마트를 위시한 유통대기업들의 과도한 출점 경쟁으로 그야말로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벼량끝에 몰렸고 상권 전반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형마트 점포수가 400곳을 넘겼고, 파생 업태인 SSM(수퍼 슈퍼마켓)이나 상품공급점까지 고려한다면 유통대기업은 대중소 상권을 가리지 않고 문어발식 확장을 추진했다.

당시 한 연구기관에서는 우리나라 적정 대형마트 수는 인구 15만명당 한 곳이라고 봤고, 이를 대입하면 우리나라 대형마트는 많이 잡아줘야 280개가 적정했다. 대략 적정 숫자의 1.6배를 초과하고 있었고 기존 백화점 업태와 규제를 피해 추진하고 있던 SSM을 고려한다면 2배는 훌쩍 넘으니 얼마나 포화상황이었겠는가.

또 그 때의 대형마트들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이 기본이었다. 이런 탓에 마트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러한 두가지의 큰 이유를 토대로 대형마트의 한 달 2번의 일요일 의무휴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것을 없애자는 것이 유통대기업과 정부여당의 입장이다. 골목상권 경제주체들의 최소한의 안전망인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의 존폐가 논의되고 있음에도 해당 당사자인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보조금에 설득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극히 일부 상인단체들의 입장이 마치 전체 골목상권 모든 업종의 입장인양 호도되고 있는 통탄할 상황이다.

불과 10여년 조금 넘은 시간만에 입법 취지는 훼손되어,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은 경쟁력없이 정부의 규제제도에 기대어 감만 떨어질 기회만 보는 파렴치가 되어 있다.

뉴스에서는 때만되면 우리나라 경제인구중 자영업자 비중이 24~5%며 OECD중 최상위권에 위치한다고 보도한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획기적으로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는지 분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안정적으로 이를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 가장 대표적 이유인 것을 진정 모르는가. 또 이제는 자영업 시장이 품은 고용 때문에라도 정부는 포화이기 때문에 좀 줄여야 한다는 얼토당토않고 어리석은 셈법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또 의무휴업 폐지의 근거가 온라인마켓이 커지는 등 유통산업 구조가 변화했고 대형마트가 어려우니 제도를 보완하자는 주장인데, 이런 주장을 하려면 유통대기업의 과도한 출점과 과점화 양상을 먼저 짚어야 한다. 대형마트가 어려운건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그나마 전체 파이에서 20% 갓 남은 자영업 골목시장마저 집어삼키겠다는 심보에 다름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압도적 시장 강자의 어려움을 헤아리기 보다 절대다수인 중소자영업자의 생존에 그 시선이 가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 농수산물 할인지원 사업으로 하나로마트의 대파가 875원 할 때, 전통시장 대파는 왜 4000원이 되어야 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

경제구조도 생태계에 다름아니다. 정글과도 같다. 어느 한 종의 과도한 증식은 생태계를 무너뜨린다. 다양성이 존재할 때 지속가능하다는 진리를 꼭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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