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또 PB상품 리뷰 조작

 

 

 

 

 

 

이 성 원_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


 

쿠팡이 공정위가 진행 중인 자체 PB(Private Brand) 상품 리뷰조작 사건과 관련해 반박입장을 내놨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1일 한 방송에 출연해 “쿠팡이 임직원에게 자사 PB 상품 구매 후기를 작성하게 해 검색순위 상단에 올린 일종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전원회의에서 다루게 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한 해명인 셈이다.

쿠팡은 지난 23일 뉴스룸을 통해 ‘쿠팡 PB를 제조하는 90%는 중소업체로, 대기업의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한 중소기업의 PB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쿠팡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고객들에게 분명하게 고지하고 있’고, ‘모든 유통업체에서 이루어지는 상품 진열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대형마트는 대부분의 인기 PB 상품을 매출이 최대 4배 오르는 골든존 매대에 진열하는 상황에서 쿠팡 PB 진열만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며, 막대한 수익은커녕 ‘고객에게 더 나은 할인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5년간 1조 2,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시민사회가 지적한 ‘직원 동원 리뷰 조작’과 ‘자사우대·부당지원 등 불법행위를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라는 문제제기에 대한 대답은 회피하고, 어떻게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해보려는 전형적인 ‘딴소리, 물타기’식 변명에 불과하다. 쿠팡은 본질을 흐리지 말고, 떳떳하게 제기된 문제에 제대로 대답해야 한다.

PB 리뷰조작의 핵심은 직원 동원한 부당지원, 중소기업 여부 관련 없어

참여연대를 비롯한 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022년 3월 쿠팡이 직원을 동원해 PB 상품에 대한 조직적인 리뷰를 작성하고, 이를 통해 부당하게 PB 상품제조사들을 지원하고 반대로 다른 회사들을 차별 취급하는 한편, 2022년 1월 경부터는 “쿠팡 또는 계열회사의 직원이 작성한 리뷰”라는 표시 또는 “쿠팡체험단이 작성한 리뷰”라는 표시조차 하지 않아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거짓·과장의 표시·광고행위를 한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이러한 쿠팡의 직원을 동원한 리뷰 조작 행위에 대해 보도한 바 있으며, 한 쿠팡 직원의 발언을 인용해 “한 주 동안 20건 넘는 PB 상품 리뷰를 작성했다”는 내부폭로를 싣기도 했다. 당시에도 쿠팡은 모든 상품평의 99.9%는 구매고객이 작성하였다거나 CPLB가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경잭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는 등 본질을 벗어나는 해명을 내놓았는데, 이번에는 한 술 더 떠 유통업계의 진열방식까지 들먹이는 것이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쿠팡이 쿠팡의 PB상품 유통·판매를 맡고 있는 자회사 CPLB로 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직원을 동원해 리뷰를 작성하거나, 리뷰조작 등으로 노출순위를 조작하려는 시도를 했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PB 브랜드를 부당하게 지원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쿠팡은 쿠팡체험단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지만, 과연 그런가. 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은 쿠팡이 다른 업체들에게 금지하고 있는 허위리뷰(실사용 후기가 아닌 것)를 자사의 PB 상품에만 조직적으로 행한 의혹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했다. 소비자를 가장한 직원들로 의심되는 이들이 한 달간 10여회에 걸쳐 안전장갑 630매를 사이즈별로 구매하고, 마스크, 티타늄 식도, 고양이 모래, 고속충전기 등 동일한 PB 상품을 유사한 날짜에 구매한 뒤 조직적으로 작성된 후기들을 참여연대가 직접 찾아내어 공정위에 신고하기도 했다. 쿠팡은 직원을 동원한 계열사 부당 지원과 리뷰조작 등 문제제기에 대한 명백한 답을 내놔야 한다. 또한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부당지원 및 차별취급 행위는 그 대상이 ‘중소업체’이면 가능하고 대기업이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자회사에 대한 차별적이고 부당한 지원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우수한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PB 상품’이라는 답변은 본질에서 벗어난다. 생산업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지 않나.

오프라인 유통점과 역차별은 어불성설, 영향력·규제 수준 차원이 달라

대형마트의 골든존 매대 언급은 점입가경이다. 온라인 화면에서 일방적으로 단 하나의 상품을 최상단에 띄워 보여주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노출순위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걸으며 실시간으로 상품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상품노출을 직접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과 네트워크 효과, 락인효과 등이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영향력이 크고 폐해가 크다는 점은 이미 익히 알려진 바다. 만약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이 다르지 않다면 왜 해외 주요 선진국들이 온라인 플랫폼 플랫폼 규제를 통해 노출 순위 알고리즘의 투명성이나 멀티호밍 등을 제한하려고 하겠나. 게다가 오프라인 유통점의 경우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입법규제 및 영업시간 제한,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매장임차인 보호 규정 등 다른 차원의 규제를 받고 있는만큼 역차별을 운운할 상황이 아니다. 역차별을 운운하면서도 오프라인 유통점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를 쿠팡 스스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온라인 시장의 시장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는 기업의 대표주자가 바로 쿠팡이다. 이에 오프라인 유통점들의 규제 수준에 맞게 온라인 플랫폼 영역 특유의 독과점 규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다.

‘슬쩍 수정’과 입막음 소송 되풀이, 진상 투명하게 밝히고 사과해야

쿠팡은 그동안 아이템위너 불공정 약관 자진시정, 쿠팡 CLS의 프레시백 회수기준 변경 등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지적이 있을 때마다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슬쩍 수정하고는 핵심을 비껴간 궤변으로 ‘문제가 없다’, ‘언론과 시민사회가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는 언론플레이를 이어왔다. 나아가 해당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나 기자,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입막음 소송으로 남발하고, 일부 꼬투리를 잡아 전체 문제를 덮으려는 물타기 수법을 반복해왔다. 참여연대가 2013년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약 10년간 다양한 기업들의 갑질·불공정 행위를 지적하고 변화시켜왔지만 쿠팡과 같은 사례는 전례가 없을 정도다. 쿠팡은 본인들이 자처한대로 혁신기업으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내법을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더 이상 물타기 해명을 반복하지 말고 직원을 동원한 PB 상품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다른 입점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끝.

Visited 82 times, 1 visit(s) today

답글 남기기